“불법은 아니지만 정상적인 것도 아니다”...수출대금 회수 늦어지는 동안 뉴모멀 된 고환율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하는 경로, 수출대금 회수와 외국인 투자 수출 역대 최대 기록 이어가도 대금 회수 늦어져 달러 공급절벽 “수출채권회수 의무 한시 부활 검토” 원·달러 환율 1100원대는 더 이상 돌아오기 어려운 과거의 숫자가 됐다. 대통령이 최근 고환율을 ‘뉴노멀(새로운 일상)’로 언급한 것도 이 같은 인식을 반영한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달러당 1500원대까지 오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고환율이 장기화되면서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는 빠르게 오르고 있고, 체감 물가 부담은 서민층에 집중되고 있다.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국민들의 미국 주식 직접투자 증가가 환율 상승의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평가의 타당성을 떠나 외환시장의 현실은 분명하다.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는 부족하고, 원화는 넘친다. 해외 주식 투자로 달러가 빠져나가는 반면, 국내로 들어와야 할 달러는 충분히 유입되지 않고 있다. 달러는 어디로 들어와야 하나 한국으로 달러가 들어오는 주요 경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수출대금 회수, 다른 하나는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다. 이 중 환율 안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수출대금이다. 수출기업이 해외에서 받은 달러를 국내로 들여와 환전할 때 외환시장의 달러 공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 흐름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 기준 수출신고금액과 실제 외화 수령액의 차이는 1685억달러(약 243조원)까지 확대됐다. 2023년 235억달러였던 회수 차액이 불과 2년 만에 7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이는 한국은행 외환보유액의 약 40%에 해당하는 규모로, 연간 무역흑자나 외국인 투자금 총액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합법이지만, 정상적이지는 않다” 이정관세법인 권용현 대표관세사는 최근 상황을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그는 “국제무역에서는 신용장이나 환어음 결제로 인해 수출대금 회수가 늦어지는 경우는 흔한 일이며 해외 바이어 사정으로 결제가 지연되는 것도 불법은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하지만 2024~2025년 들어 회수되지 않은 달러가 급증한 것은 단순한 결제 관행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강조한다. 권 대표는 “환율이 급등한 시기와 수출대금 미회수 규모가 급증한 시점이 정확히 겹친다”며 “수출기업들이 달러를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해외법인이나 해외예금, 혹은 국내에서 외화로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제도는 풀렸고, 달러는 멈췄다 문제는 이를 관리하고 제어할 제도적 장치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점이다. 과거 외국환거래법에는 수출대금을 일정 기간 내 국내로 회수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었지만,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사전에 신고만 하면 달러를 해외에 두거나 외화로 보유하는 것도 모두 합법이다. 권 대표는 “고환율이 구조화된 상황에서 이를 완충할 안전장치가 없는 셈”이라며 “달러를 국내로 유도할 제도적 유인이 사라진 것이 현재 외환시장의 가장 큰 취약점”이라고 지적했다. 고환율 상황은 수출기업에 유리한 반면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고스란히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된다. 결국 고환율의 이익은 기업에, 비용은 서민에게 집중되는 구조를 만든다는 점에서 국가경제에 부담이 크다. 권용현 대표관세사는 이에 대한 해법을 수출기업이 쥐고 있다고 강조한다. “수출 경쟁력 강화는 분명히 평가받아야 할 성과입니다. 하지만 고환율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커지는 상황에서 수출대금 회수 책임 역시 함께 논의돼야 합니다. 한시적으로 수출채권 회수 의무를 부활시키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그는 또 “해외법인과의 내부거래를 이용해 결제 시점을 자의적으로 조정하는 관행은 관세청 외환검사를 통해 관리할 수 있다”며 “달러를 국내로 들여와 환전할 경우 세제·금융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속만으로는 부족하다” 관세청이 불법 외환거래 단속 강화를 예고했지만, 현행 제도하에서는 한계가 분명하다. 절차만 지키면 달러를 해외에 두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단속이 아니라 구조적 유인 설계가 필요하다”며 “수출기업, 정부, 금융당국이 함께 외환시장 안정에 대한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환율이 뉴노멀로 굳어지는 지금, 외환시장의 달러 부족 문제는 더 이상 시장에만 맡길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수출로 번 달러가 국내로 돌아오지 않는 한, 환율 안정도, 물가 안정도 기대하기 어렵다. 해법의 출발점은 결국 수출기업이다. |
-
PREV 권용현 관세사 매경 인터뷰_외환거래법 관련
-
NEXT 다음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