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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관세법인 이재영 관세사 


기업들, 전문가 도움받아 선제 대응을


정부도 통상협상 강화로 장벽 낮춰야



최근 각국은 선진국, 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보호무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국내기업이 피해를 받았거나, 받을 우려가 있다는 기사 및 보고서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사실상 보호무역주의가 도래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기업들은 어떻게 준비해야만 할까.


자유무역주의와 보호무역주의는 오늘날까지 무역 정책상의 쟁점이 되어왔다. 먼저 자유무역주의란 국가 간에는 비교우위가 있으므로 무역을 통해 서로 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생산․수출할 경우 각 나라가 비교우위에 있는 상품을 특화해 생산량도 증가하고 서로 간의 교역을 통해 이득까지 얻는다는 이론이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 분쟁을 줄이고자 하는 세계적인 움직임에 더해 GATT, WTO 체제로 나아가면서 오랫동안 전 세계로 확산된 세계적인 무역의 흐름이다.


현재 관세에 대한 장벽은 자유무역주의를 옹호하는 국제사회에 의해 WTO 협정, ITA 기술협정 등 국제 협정에 의한 관세율의 조정 및 무관세 물품 종류의 증가, FTA, CEPA, APTA 등 경감관세를 적용하는 국가 간 협정 체결의 확대, 수입물품에 대한 MFN 관세, 잠정관세 적용 등과 같이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자유무역주의의 확산과 낮아지는 관세장벽은 무역정책상에서 비교열위에 있는 산업의 도태를 초래하게 했다. 각국은 비교열위에 있는 산업을 줄이고, 비교우위에 있는 산업을 늘리는 등 자국의 이득을 극대화했다. 이 때문에 각국은 자국의 비교열위에 있는 산업을 보호하고 경쟁력을 육성하기 위해 외국으로부터 수입을 억제해야 한다는 보호무역주의를 전략적으로 채택해 나가고 있다.


최근 보호무역주의의 특징은 관세장벽 완화를 중심으로 하는 WTO 세계무역협정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비관세장벽을 통해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국제적인 토론이나 협정이 미비한 비관세장벽을 강화함에 따라 국제적인 비난을 최소화하고 여기에 이득을 얻고자 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추세는 선진국, 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 미국, 중국의 덤핑관세 부과, 미국 대통령 후보의 메가 FTA(TPP) 거부 의사, 중국의 위생 허가 강화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비교우위에 있는 주요 산업들은 각국의 비관세장벽의 타깃이 되고 있으며 실제 이로 인한 피해도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비관세장벽은 어떤 종류가 있으며 기업들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먼저 대표적으로 기술장벽(TBT), 위생 및 검역 장벽과 같은 각종 법률 요건을 강화해 수출기업의 부담을 높이는 비관세장벽이 있다.


비관세장벽은 허가 기준 또는 허가 요건의 강화가 대표적이나, 이외에도 허가 심사 기간의 장기화, 불합리한 과다 서류 제출의 요구, 외국인증 실적의 불인정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현재까지는 식품, 화장품, 의약품, 전자, 전기제품 등이 주요 대상이나 실제로는 아동보호법, 품질경영, 공산품 안전 관리법 등 다양한 국내외법규가 존재하고 있으므로 그 대상은 어떤 물품이든지 확대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법률 요건의 강화에 대처하기 위해서 기술․제품 품질을 높이고, 제품생산을 표준화하여 생산 제품 간의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또 해외의 강제성 인증제도 기준에 대한 동향을 주목하고, 관련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미리 인증을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부 역시 상대국 정부가 국내인증 실적이나 국제 인증 실적을 인정하거나 상호 간의 인증 요건을 완화하기 위한 협상을 계속하여야 한다.


두 번째는 ‘덤핑방지관세’나 ‘상계관세’와 같은 WTO에서 인정하고 있는 세이프가드를 활용한 비관세장벽이 있다. 물론 이같은 조치는 관세가 실질적으로 높아지므로, 관세장벽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덤핑방지관세나 상계관세와 같은 세이프가드의 발동은 가격 덤핑이 있었거나, 수출국의 보조금 지급이 있는 등 특정한 조건이 반드시 충족돼야 하고 정상가격과 위반가격의 차이만큼 관세를 부과하여 조정하는 것이므로 결국, 관세의 증가가 아닌 제품가격의 조정에 본질이 있다는 점에서 비관세장벽으로 볼 수 있다.


최근 각국은 위반 조건에 대한 성립 기준을 낮추고 있고 이와 동시에 조건을 위반하지 않음을 증명하고자 하는 상대국 기업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방법으로 세이프가드를 발동하고 있다. 이는 국제법을 법리적으로 위반하지 않으면서 증명에 대한 기준 강화를 통해 이득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국가가 이에 대한 적용을 확대하는 것이다.


덤핑, 보조금 등 위반의 기준이 되는 정상가격 이하의 가격이라는 게 매우 자의적이고 애매한 기준인 탓에 대응이 쉽지는 않다. 이에 대한 대처를 위해서는 우선 상대국가의 정상가격 및 정상가격으로 보는 일반적인 가격의 비율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 기업은 해당국 시장 및 해당국 외에 판매되는 가격에 대한 사례, 근거를 모집하는 등, 해당 가격이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가격이며 정상적인 이윤이 있는 합리적인 가격수준이라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 사전에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관세평가에 의해 과세가격을 조정하는 형태의 비관세장벽이다. 관세의 부과의 기준이 되는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을 평가하는 방법을 ‘관세평가’라고 한다. 관세평가는 물품판매가격 이외에 로열티, 생산지원비용 등을 가산하거나, 실제지급가격을 불인정하고 동종동질․유사물품을 적용하거나, 국내판매가격에서 역산하는 방법 등 관세평가의 2방법 이하의 예외적인 적용 방법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즉, 인보이스가격보다 높은 과세가격을 적용하여 추가 세액을 부과하거나, 부족 세액을 추징하는 방법으로써 비관세장벽을 높이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조치는 세수 부족과 결합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이전가격’에 의한 과세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가격과세란 기업이 외국의 특수 관계자와 거래하면서 정상가격보다 높거나 낮은 가격을 적용해 조세를 회피하면 그 가격 차이 만큼에 세금을 물리는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한 대처를 위해서는 사전에 각국의 관세평가 사전심사제도 등 과세가격을 사전에 결정해주는 제도를 통해 미리 가격을 인정받거나, 각국의 관세평가 결정사례 및 판례 등을 분석하고, 전문가를 활용해 관세평가 상 위반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사전에 체크하여 상대국 기준에 부합하는 정확한 과세가격으로 신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사전에 과세가격을 확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잠정가격 신고 등을 통해서 수입한 후에, 추후 과세가격을 정확히 확정할 수 있는 시점에 확정신고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네 번째는 검사 비율 상향 조정, 통관 기간의 지연 등 수입통관 절차의 강화 및 원산지 표시 기준 등 기타 수입 기준의 강화도 비관세장벽의 흐름이다. 통상적으로 검사 비율을 높이거나, 통관 기간을 지연하거나, 관련 서류의 제출을 과도하게 요구하는 등의 다양한 수입통관 절차의 강화는 물품의 통관을 지연시키게 되며, 이에 따라, 창고료, 보관료 등 통관비용의 증가를 포함하여 수입자의 부담을 증대 시키게 된다. 또 원산지 표시 기준 등 국내법에 의거한 기타 수입 기준을 강화하면 합법적으로 통관 지연, 과태료 부과, 처벌 등을 통해 수입자의 부담을 증대시킬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한 대처를 위해선 사전에 각국의 통관 절차 강화 추세를 파악해야 한다. 이어 이에 따른 예상 소요기간을 고려하여 물품을 미리 선적하고, 세관이 요구할 수 있는 서류에 대해서는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다면 상대국가에 보세창고를 설치해 임대 운용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보관료를 줄이는 방법을 고려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원산지 표시 등 기타 수입 기준의 경우, 위반 시 이에 대한 처벌도 문제지만, 이로 인해 주의 업체로 등록돼 이후의 검사비율이 크게 증가하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사전에 해당 국가의 국내법 상의 기준 및 변화 흐름을 사전에 파악하고 수출 전에 미리 준비해놓는 등 상대국의 기타 수입 기준 강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FTA 사후검증 심사 강화, 수량제한이나 반독점법의 적용과 같은 것도 실제 비관세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FTA 적용 업체에 대한 사후검증 비율을 높이거나 심사 기준을 강화하여 상대국 수출기업의 원산지 증명 부담을 크게 높이거나, 수량 제한을 통해 강제적으로 수입을 제한하고, 반독점법을 적용하여 기업을 규제하는 방법 등으로써 수입기업의 부담을 높이고 수입을 줄이는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한다.


이에 대한 대처는 사전에 FTA 원산지 관리를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사후검증에 대비하여 전문가를 육성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 또 반독점법에 적용을 받지 않도록 동종 업계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업계 간의 협의 및 정보 공유를 통해 법망을 피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각국은 협조적 국제 관계에 의한 자유무역주의 흐름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자국산업 보호 및 이득 증대를 위한 보호무역주의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 물론 WTO를 비롯한 국제기구는 비관세장벽을 규제하기 위해 협상 등의 노력을 펼쳐나갈 것으로 예상하나, 세계적으로 불경기 추세인데다 각국 간의 많은 이해관계가 얽힌 현 상황에서 국제기구에 의한 국제 협상이 단기적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각 기업은 주요 수출국의 시장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제품 기술을 높이고 관련 전문가 및 각종 지원 제도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장벽을 피해야 하며 무엇보다 정부는 주요수출국과의 개별적인 협상을 통해 비관세장벽을 서로 낮추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한다.


http://weeklytrade.co.kr/news/view.html?section=1&category=7&item=&no=24406